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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금고

허블

그렉 이건 (지은이), 김상훈 (옮긴이)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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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들의 작가’ 그렉 이건이 창조한 절대적 로맨티시즘
인류 상상력의 최전선, 압도적인 서사의 힘

영화감독 신카이 마코토, 소설가 테드 창이 밝힌 영감의 원천

“전 세계의 그렉 이건 팬처럼, 우리도 크게 변화할 것이다”
『내가행복한이유』,『쿼런틴』 그렉 이건의 신작 소설집 출간


“「대여금고」는 내 영감의 원천이었다. (…) 전 세계 수많은 그렉 이건의 팬처럼, 나 또한 그의 작품으로 크게 변화했다.”
— 신카이 마코토(영화감독)

“그가 ‘작가들의 작가’라는 찬사를 듣는 이유는 데뷔 이후 첨단 과학 연구의 성과를 때로는 통절하고, 때로는 냉혹하기까지 한 서사의 형태로 독자에게 전달하는 ‘전도자’로서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 김상훈(SF 평론가, 번역가)

영어권을 제외하고, 총 15개국 그리고 75종. 이 숫자는 그렉 이건의 작품이 번역 출간된 국가 수와 단행본 종수를 의미한다. 한 작가가 15개국에 번역되는 것도 무척 드문 일인데, 하물며 국가마다 다수의 단행본을 출간할 만큼 견고한 팬층을 확보했다는 것은 더더욱 드문 일. 그렉 이건은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을까?
가장 쉽게는 “그가 일인자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렉 이건은 자신이 추구하는 SF의 영역을 확정한 후, 그 안에서 일인자다운 상상력과 서사를 펼쳐나간다. 이러한 상상력과 서사는 영역 밖에서마저 “인류 최전선에 서 있다”라고 인정받지만, 그는 뚝심 있게 자신의 영역 내부의 SF에만 집중한다. 집중하고 싶은 것은 모조리 취하고 집중하고 싶지 않은 것은 과감히 버린다. 그렉 이건은 그런 식으로 전진하는 작가다.
그렉 이건이 추구하는 SF는 인간을 향한다. 무자비하다고 여겨질 만큼 극한의 사고실험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해 파고드는 것이다. 운명의 갈림길 앞에서 돌아갈 다리를 불태운 후 독자와 함께 전진하는 그렉 이건. 그가 이 영역에서 압도적인 일인자라는 것을 『내가행복한이유』와 『쿼런틴』을 경험한 독자라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다만, “그가 일인자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으로는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이 하나 남는다. 어째서 첫 번째 책 『쿼런틴』이 출간하고 20년이 지나서야 두 번째 책 『내가 행복한 이유』가 출간했을까? 그 20년의 세월은 SF라는 장르 전체가 주목받지 못했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렇기에 위 질문을 이렇게 바꿔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째서 그렉 이건만큼은 지금에 이르러서 이토록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일까?
최첨단의 상상으로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촉발하는 작가의 정교한 사고실험이 현시점의 독자들에게 가장 큰 흔들림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렉 이건은 자신의 상상력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라 그 기발하다 못해 기괴한 상상력을 인간 변화의 촉발제로 사용한다. 그렇기에 그가 펼쳐내는 상상은 ‘남 일처럼 낯선 것’이 아닌 ‘내 일이 될 수도 있을 만큼 어느 정도 친숙한 것’일 때 조금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예를 들어 ‘어릴 적부터 뇌 속에 의식 저장용 컴퓨터를 장착했다가 성년이 되었을 때 뇌를 태워버리고 컴퓨터 의식으로 대신 살아가는 것이 보편화된 세계관’에 대해 휴대전화 대리점이 막 생겨난 2003년의 독자는 큰 충격을 느끼겠지만, 챗GPT가 출시된 2022년의 독자은 충격뿐만 아니라 ‘나도 조만간 비슷한 상황을 겪지 않을까’하는 섬뜩함마저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렉 이건을 읽기에 최고의 조건을 갖춘 2022년의 독자에게 “경탄스럽고”(소설가 테드 창) “경외감이 드는”(물리학자 김상욱) 독자적 유니버스를 선보였던 그렉 이건. 그가 다시 한번 2024년의 독자를 크게 변화시킬 한국어판 두 번째 소설집이자 세 번째 단행본 『대여금고』를 출간했다.

거장들의 ‘영감의 원천’, 하드 SF만이 구현 가능한 미래서정
「대여금고」: 천여 명의 육체에 기생하는 의식, 「유괴」: 고문받는 아내의 복제 데이터


“주인공이 매일 아침 다른 사람 몸에서 깨어난다는 이 특이한 설정에 대해, 그는 독자가 만족할 만큼 수수께끼를 해명하면서도 결정적인 부분에서 과학적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다. 과학적 이해로 채워질 자리에 대신 숭고의 감각을 채우는 것이다. 이러한 숭고함은 그의 거의 모든 작품 저류에 흐르고 있는 하드함과 상치되지 않으며, 그뿐만 아니라 오히려 작품의 미학적 완성도를 높인다. 그리하여 「대여금고」는 하드 SF 그 너머의 서정으로 나아간다.”
— 테드 창(소설가)

전작 『내가 행복한 이유』의 키워드가 ‘경이감’과 ‘작가들의 작가’였다면, 이번 『대여금고』는 ‘(하드 SF만의) 서정성’과 ‘(거장들에게 영감을 준) 원천’일 것이다. 언뜻 서로 어울리지 않은 두 단어인 ‘하드 SF’와 ‘서정성’의 조합이란 굉장히 인상적으로 보인다. 다만, 그만큼이나 서로의 장점을 상쇄하지는 않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 이러한 문제는 서정소설의 서정성과 『대여금고』의 서정성을 구분해서 볼 때 해결된다. 서정성을 획득하는 방식에서, 서정소설은 이미지가 주는 여운에 집중한다면, 『대여금고』는 과학적 상상력이 주는 여운에 집중한다. 이러한 특징은 표제작 「대여금고」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데, 바로 이 여운을 확보하기 위해 그는 의도적으로 과학적 설명을 하지 않는다.
「대여금고」는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다른 사람 몸에 빙의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 남자에겐 자신만의 육체는커녕 삶도, 이름도 없다. 39년을 살아오면서 줄곧 그랬다. 그저 빌려 쓸 수 있는 특정 지역 및 특정 연령대 남성들의 이름과 육체가 전부. 그만의 것이라곤 기생 존재로서의 삶을 기록해 둔 대여금고 하나뿐이다. 이러한 기생 존재의 삶에 어엿하게 적응한 주인공은, 어느 날 낯선 숙주의 몸속에 빙의한다. 그 숙주는 우연히도 정신의학 연구소의 간호사였고, 그를 통해 숙주가 담당한 식물인간 환자의 사정에 대해 알게 된다. 그 환자가 식물인간이 된 이유는 사이코패스 아버지에게 정교한 뇌 실험이자 학대를 당해 뇌의 90퍼센트가 파괴된 탓이라는 것을. 이에 기묘한 감각을 느끼게 된 주인공은 대여금고 속 기록을 쭉 살펴보게 되고, 자신의 숙주가 해당 정신 연구소를 중심으로 여러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 지점에서 「대여금고」는 어떤 방법으로 천여 명의 아이들이 자신들의 육체를 주인공에게 빌려줄 수 있었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갖게 된 주인공이 변화하는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과학의 빈자리를 숭고의 감각으로 채워 넣는다.
첫 번째 수록작 「유괴」 또한 그렉 이건의 다른 작품에서 보기 힘든 ‘서정’, ‘로맨티시즘’을 갖춘 이야기다. 뇌를 스캔하고 죽으면 슈퍼컴퓨터 안에서 부활할 수 있는 세계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뇌 스캔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 낸 ‘모조 아내’를 가진 낯선 이에게 협박을 받는다. 정기적으로 거액을 송금하지 않으면 모조 아내를 평생 고문하겠다고 말이다. 이 모조 아내는 아내의 뇌를 직접 스캔해 만든 것이 아니기에 진짜 ‘자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사실 자의식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더 적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자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슈퍼컴퓨터 안에서 부활했을 때, 자신의 아내가 무한히 고통받았단 사실을 알게 된다면? 주인공은 기괴하지만 분명 로맨티시즘에 맞아떨어지는 선택을 한 후 변화를 맞이한다.

총 176개의 세계적 SF상으로부터 인정받은 하드 SF의 정수
「고치」: 태아의 성적 지향을 조작하는 힘, 「플랑크 다이브」: 블랙홀로 직접 들어가 탐험하는 힘


“유전공학, 나노과학, 위상수학, 고전물리학, 양자역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대표작을 편찬한 『대여금고』는 이런 경향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쇼케이스다.”
— 김상훈(SF 평론가, 번역가)

지난 30년간, 총 176개. 이 또한 그렉 이건에 대한 기록으로, 1992년 데뷔 장편 『쿼런틴』을 출간한 이후 그를 수상 후보에 올린 세계적 SF 문학상의 수다. 여기에 38개의 수상 이력까지 합한다면, 평균 매년 5개 이상의 문학상이 그의 작품에 대해 극찬했으며 1개 이상의 문학상이 그해 최고의 작품이라고 인정했음 알 수 있다. SF 문학상은 소설적 재미만큼이나, SF의 필수 요소인 참신한 상상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정합성에 주목한다. 앞서 전 세계 그렉 이건 팬이 좋아하는 두 작품을 소개한 만큼, 문학상의 극찬을 받았던 두 작품 또한 소개한다.
아시모프상, 디트머상, SF크로니클상을 수상한 「고치」는 임신 중인 여성의 태반 장벽을 조작해 온갖 물질, 심지어 유전자 및 호르몬까지 필터처럼 선택적으로 거를 수 있는 유전공학 기술을 중심 소재로 삼는다. 그 기술을 이용하면 모체를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는 온갖 바이러스, 약물, 오염물질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그 태반은 여러 호르몬, 심지어 성적 지향을 결정하는 성호르몬까지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상황은 파국으로 흘러간다. 「고치」는 동성애에 대한 차별 및 폭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근미래에, 성적 지향을 결정하는 기술을 보급화하는 기로에서 여러 세력이 테러와 폭력으로 충돌하는 모습을 냉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로커스상을 수상한 「플랑크 다이브」의 이야기는 인류 대부분이 마인드 업로딩을 통해 자의식을 가진 소프트웨어인 ‘카피’가 되어 불사의 삶을 살아가는 먼 미래에서 시작한다. 일방 통행인 블랙홀 속으로 직접 들어가 우주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과학자들. 블랙홀 안으로 돌입하는 연구 ‘플랑크 다이브’를 하려던 와중에, 저 멀리 떨어져 있는 행성 ‘지구’로부터 한 부녀가 연구자들을 방문한다. 방문 목적은 관강. 그리하여 두 낯선 관광객과 함께 블랙홀로 진입하려 하는 과학자들. 「플랑크 다이브」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기반으로 블랙홀 속 상황에 대한 상상력을 극한까지 파고 들어간다.

수록작 소개

유진 #유전공학, #트랜스휴머니즘, #사회비판
: 로또 복권으로 억만장자가 된 부부는 유전자조작을 통해 최고의 유전자조작 아기 ‘유진’을 낳으려고 하는데… 『에스에프널 SFnal 2021 Vol. 1』에 수록된 테드 창의 「2059년에도 부유한 자녀들이 여전히 유리한 이유」 모티프가 된 유전공학 SF.

큐티 #유전공학, #젠더, #사회과학
: 여자친구와 아기를 가지고 싶었지만 거부당한 끝에 애완용 모조 인간 ‘큐티’를 구매해 직접 잉태하고 기른 한 남자의 이야기. 『내가 행복한 이유』에 수록된 「적절한 사랑」과 쌍벽을 이루는 젠더 SF.

어둠 속으로 #시간여행, #상대성이론, #액션
: 무작위로 지구 표면에 출현했다가 사라지는 시간 여행 웜홀 탓에 쑥대밭이 된 근미래. 웜홀에 갇혀 위험에 빠진 시민들을 구출하고자, 몸소 웜홀 속으로 뛰어드는 ‘러너’들의 모험.

피를 나눈 자매 #팬데믹, #윤리, #의학, #해킹
: 팬데믹이 맹위를 떨치는 근미래. 의사들과 대기업들이 장악한 의료계 카르텔에 단신으로 저항하는 일란성 쌍둥이 여성 해커의 처절한 복수극.

이행몽 #마인드업로딩, #정체성
: 뇌를 스캔해 완전한 기계 인간이 된다면, 그 변화 전후로의 존재는 완전히 동일할까? 그렉 이건 유니버스의 기반을 이루는 궁극의 마인드 업로딩 기술 ‘카피’의 이면을 다룬 충격작.

산책 #뇌과학, #세뇌, #정체성
: 보스의 돈을 슬쩍했다는 사실이 들통나 조직의 킬러에게 잡힌 해커는 뇌신경을 새로 배선하는 ‘모드’를 설치하라는 뜻밖의 제안을 받는데… 『쿼런틴』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미래에서 벌어지는 악몽.

우리 사이의 간극 #유아론, #정체성, #젠더
: 인간의 뇌를 컴퓨터로 완전히 교체하는 ‘보석’ 기술의 확립에 의해 성전환과 신체 교환이 자유로워진 미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완전히 이해하고 싶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남자는 사랑하는 여자 친구에게 완전한 신체 교환을 제안한다. 테드 창이 「0으로 나누면」을 통해 던진 질문에 대한 그렉 이건의 대답. 디트머상 최우수 단편상 수상작.

시각 #뇌과학, #인지과학, #하드보일드
: 괴한의 총격으로 뇌 손상을 입고 회복 중인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총수인 주인공이 겪는 유체이탈과 유사한 특이한 후유증, 그 증세의 실체는? 뇌과학의 최신 성과를 바탕으로 한 하드보일드 SF.

결정하는 자 #인지과학, #인공지능, #정체성
: 강도질로 먹고사는 주인공은 한 낯선 자에게서 외눈 안대처럼 눈에 붙이는 방식의 기묘한 AI 패치를 강탈해 자신의 눈에 사용한다.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MIT 교수 마빈 민스키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최첨단 뇌과학 SF. 하야카와상 최우수 해외 SF 단편상 수상작.

스티브 피버 #나노머신, #팬데믹, #종교
: 불치병에 걸린 과학자 스티브가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 낸 나노머신의 폭주로 팬데믹에 시달리는 근미래. 미국 남부의 한 가족 농장에서 일하는 평범한 소년이 갑자기 대도시인 애틀랜타로 가야 한다는 강렬한 탈출 욕구를 느끼는데… 2010년대 ‘뉴 그렉 이건’의 효시가 된 작품이자, 테드 창의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과 더불어 2008년을 대표하는 SF로 선정된 종교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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